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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시계 4년 전으로…니키 헤일리 공화 후보 사퇴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였던 니키 헤일리(사진) 전 유엔 대사가 6일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으며, 그 결과 오는 11월 대선은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로 짜졌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11월 선거에서 다시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이게 됨에 따라 미국의 대선 시계는 4년 전으로 다시 돌아갔다.   헤일리 전 대사는 ‘수퍼화요일’ 다음날인 이날 자신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경선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붉은 원피스 차림으로 연단에 오른 헤일리 전 대사는 사퇴 연설에서 “그간 보내준 열렬한 지지와 성원에 감사하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경선을 중단해야 할 때”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후회는 없다”며 “비록 나는 더 이상 경선 후보가 아니지만, 우리 나라가 궁극적으로 가야할 방향에 대한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정치적 재기를 다짐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표명 없이 “트럼프는 7월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라며 “축하하고, 그가 잘되기를 바란다”고만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차이로 분열하기에는 너무나 소중하다”면서 “나는 항상 공화당원으로서 당의 후보를 지지했지만, 이 문제에 대해 마거릿 대처는 ‘대중을 따르지 말고 스스로 결정하라’는 좋은 말을 했다”고 언급했다.   또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가 우리 당과 우리 당을 넘어서 지지를 받을지는 이제 트럼프에 달려 있으며 그가 그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화당 경선의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헤일리 전 대사는 사퇴 직전까지 공화당의 ‘반 트럼프’ 구심으로서 기대를 모았지만 강경 보수층을 중심으로 확실한 지지세를 결집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전날 버지니아와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15개주에서 동시에 진행된 ‘수퍼화요일’ 경선에서 버몬트주에서만 승리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출마 당시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을 부각하며, 상대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 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립각을 세워왔다.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례없이 이른 시점에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히게 됐다.   이에 따라 11월 대선을 244일 앞둔 시점에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본선 경쟁이 조기 점화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수퍼화요일’ 대승 이후 연설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복수 의지를 다지는 한편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우리는 통합을 원한다”며 “우리는 통합할 것이며 이는 매우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헤일리 전 대사는 당내 경선 때 대부분 주에서 20~40%에 이르는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선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층인 온건·중도 성향당원과 여성, 무당층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본선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 과제다.   ‘마가(MAGA)’ 극우층을 중심으로 확실한 지지 세력을 거느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복귀를 최종적으로 거머쥐기 위해서는 경합주에서 중도 표심을 어느 정도 확보하느냐가 결국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전날 경선에서 미국령 사모아를 제외한 15개주를 석권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본선 구도 조기 확정은 예견된 결과인 동시에 긴 안목으로 볼 때 나쁘지 않은 대결구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화당의 컨벤션 효과를 조기 차단하고 본선까지 남은 기간 ‘트럼프 피로’ 효과를 노려볼만하다는 점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의 연설 직후 성명을 통해 “오늘날 공화당에서 대선 출마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며, 헤일리는 트럼프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자 했다”면서 “트럼프는 헤일리 지지자들이 필요없다고 분명히 했다. 여기에는 그들을 위한 자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중도 보수층에 구애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예정된 국정 연설에서 집권 2기 비전을 공개한 뒤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본선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이스라엘 전쟁 이후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아랍계를 비롯한 유색인종 및 진보, 젊은층 등 이탈을 막아 내부 지지층을 결속하고 고질적 약점인 고령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헤일리 전 대사의 경선 포기로 이미 후보 자리가 확실시됐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권 가도가 한층 선명해졌다”며 “헤일리의 패배는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된 트럼프의 당 장악력 확대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헤일리 대선 공화당 대통령 공화당 후보 공화당 대선

2024-03-06

[기고] 트럼프의 부활과 그 진동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대선전 포문을 연 15일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트럼프가 예상대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을 원하는 유권자는 많지 않다. 그런데도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 두 사람의 대결 구도를 밑그림으로 그려왔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양 정당의 발전사와 정당 간의 특이한 교착상태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2015년 첫 출마 당시 백인 노동자 유권자에 주목했고 인종과 이민 문제를 부각했다. 그의 포퓰리즘 정책은 차츰 문화전쟁의 형태로 공화당에 흡수됐다. 트럼프는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노동자를 경멸하는 가장 혐오스러운 엘리트’로 포장했고 결국 승리했다. 이 전략은 노동자층의 공화당 지지 확대와 중서부 지역 백인 표 흡수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2020년 대선 때는 특히 히스패닉 노동자층의 지지를 얻는 데 큰 힘을 발휘했다.     1932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당선 이후 민주당은 사회보장 혜택과 실업수당 등을 입법화하면서 진보 정당의 기초를 다졌다. 바이든은 2020년 대선 캠페인에서 중도 노선을 표방하며 진보적이지만 실용적인 정책을 약속했다. 후보로 지명된 후에는 자신의 캠페인 정책과 당의 진보적 의견 통합을 위해 6개의 ‘통일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결과적으로 융합된 강령이 민주당 정책의 기본이 되었고 바이든 정부의 인사 및 최종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는 2021년 1월 발생한 연방의사당 폭동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 3년 만에 공화당 내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는 대선 후보로 부상했다. 지지부진한 중간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론도 있었고, 고발이나 기소된 혐의만 91가지에 달해 올해 선거 캠페인과 법정을 오고 갈 것이지만 작년 4월부터 트럼프 대세론이 확고해진 후 공화당은 의사당 폭동 사태를 재해석하며 그를 중심으로 정렬했다.   2022년 11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가 한 첫 번째 캠페인 활동은 니키 헤일리와 론 디샌티스 견제 시스템 구축이었다. 그는 중간선거에서 당선된 연방 의원들의 지지를 본인의 성공적 복귀를 위한 증거로 간주했다. 특히 사우스 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 의원들의 지지 획득에 공을 들였다.  트럼프는 ‘support(지지)’라는 말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 자신을 지지할 때는 ‘endorsement(공개 지지)’라는 단어를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그의 수단은 호의 표시가 통하지 않으면 공포감 조성이다.     트럼프 측의 목표는 사법 위험이 본격화되기 전인 3월 중에 지명을 받는 것이다. 그의 캠페인 팀은 과거보다 치밀하고 체계적이라는 평이다. 그의 선거 조직원들은 아이오와 코커스 시작 훨씬 전 각 주의 공화당 대선 후보 결정 규칙을 선점하기 위해 각 주로 나갔다. 이들의 대선 규칙 변경 작전 첫 대상이 작년 1월 남가주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위원회에 참가한 당직자들이었다. 그 결과, 캘리포니아 주 공화당은 전체 투표의 과반수 이상 얻은 후보자가 전체 대의원 169명을 독식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는 트럼프 팀의 큰 쾌거라고 한다.   지난 3년 동안 의사당 폭동 가담자 1300명이 기소됐고, 이 중 750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트럼프는 여전히 사기 선거 주장을 펼치고 면책특권도 요구한다. 더욱이 형사 고발로 자신이 패배한다면 큰 소동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까지 한다. 세계 곳곳에서 트럼프의 당선은 혼란과 민주주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지지자들과 공화당은 개의치 않는다.     포퓰리즘은 제로섬의 사고방식을 토대로 하며, 역사적으로 포퓰리스트들은 인종적 편견을 부추겼다. 유권자의 두려움을 이용하는 데 탁월한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그들이 당신을 파괴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그들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부활 여부는 11월 대선 전에 유죄 판결이 나지 않도록 계속 재판을 연기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한다. 만약 그가 당선되어 자신의 혐의를 전부 사면한다면 역사는 이를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하다. 정 레지나기고 트럼프 부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지지 공화당 대통령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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